나는 인간 행위를 조롱하거나 한탄하거나 경멸하기보다는 이해하기 위해서 끊임없는 노력을 경주해 왔다

베네딕트 스피노자,정치논고,167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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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없는 1년, 왕따 없는 세상

# 이 글은 제 딸아이가 초4 겨울 방학숙제 쓴 이야기 입니다. “소현아! 소현아! 빨리 일어나!”“그래, 아직까지 자고 있으면 어떻하려구. 오늘 동굴 보물 찾기 한다고 했잖아~”“어? 벌써 이렇게 됐나? 아까는 5시였는데?”“그게 아까야? 완전 잠들었구나!!”나는 어제 ‘신나라 방학캠핑’이라는 4박 5일 캠핑프로그램에 반 친구인 재은,소원이와 참가했다. 오늘은 둘째날. 둘째날에는 동굴 탐방하는 날 이였다. 이 동굴은 캠핑장 산책 중 아이들이 발견했다고 하는데, 정말 넓고 멋있다고 한다. 빨리 일어나서 동굴 보물찾기해야지~“이번 동굴 보물찾기는 4명씩 조를 짜서 찾아보도록 하겠어요. 각자 원하는 사람과 하세요. 단, 남,녀 모두 조에 있어야 한답니다. 지금부터 조를 짜세요.”‘나와 재은,소원이는 3명이고..

쓰기 2017.03.23

다이어트??

살이 찐다는건 지방세포가 증가했다는 걸 의미 한다고 합니다. 이 지방세포의 특징은 일단 생기면, 다른 세포에 비해 2~3배 커지고, 최대 8배까지 커진다고 합니다. 그리고 세포분열이 이뤄지고, 이웃에 성숙되지 않은 다른 지방세포를 자극해 분열 하도록 한다고... 지방세포가 증가하는 원인은 다 아시는 것처럼, 유전적 소인, 아동기 섭식패턴 그리고 성인기 과식(혹은 고칼로리섭취)이라고 합니다. 일단 생기면 숫자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다고 합니다. 다이어트를 하면 지방세포을 수축시킬 수 있지만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고 하네요. 일단 과체중이 되면 이전 보다 적은 양의 음식으로도 체중을 유지 할 수 있게 되는데요. 그 이유는 "조절점과 신진대사"때문입니다. "조절점"이라는 건 우리 몸의 향상성 때문인데, 뭐 일단..

쓰기 2017.03.23

권태, 허무

도무지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는 한 달을 보냈다. 급작스레 진행되어버린 프로젝트는 너무나 무리한 일정으로 진행되었고, 원래 하고 있던 일은 생각보다 품이 많이 들었다. 다음달 부터 진행해야 할 신규 프로젝트 역시 이번달에 모든 문서와 협의를 마쳐야 했다. 운영중인 시스템은 느닷없이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다. 2주전 나는 극도의 스트레스를 견뎌야 했다 "이렇게 살고 싶지 않다"는 목소리,가방에 늘 넣고 다니는 책 한 권, 갤패드에 저장되어 있는 읽다 만 e-Book, 틈틈히 읽으려고 복사해놓은 문서들. 이런 존재의 사실조차 생각할 수 없는 시간들 속에서, 나는 아픈 후회로 기억되는 삼십대의 일상을 반복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며, 그 시절에 대한 위로와 오늘의 좌절을 느꼈다. "나태했던게 아니었어, 지독..

쓰기 2012.07.24

죽음, 또다른 만남의 시작

지난 금요일 오후 5시쯤, 아내는 다급한 목소리로 고모님의 죽음을 알려왔다.오랜 암투병에 지친 고모와 가족들을 위해 고모를 호스피스병원으로 옮긴지 몇시간되지 않았다고 한다. 급한 연락을 받은 부모님은 황급히 용인의 병원으로 가셨고, 나는 앞으로의 일정에 대해 연락을 기다리게 되었다. 최소한 하룻밤정도는 함께 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어머니는 발인과 장지까지 모든 절차를 함께 하라고 하셨다. 고모님은 엠브런스에 실려, 신촌 세브란스병원으로 가셨고, 나는 한없이 무거운 마음으로 집으로 향했다. 사촌누나들은 장례식을 치를 병원과 화장장, 장지를 알아보려 서울로 향했고, 어머니는 사망진단서등의 행정절차를 밣기 위해 병실을 비우셨고, 여든의 아버지는 두시간 가까이 고모의 잠든 병실을 지켰다고 했다. 유난히 사람들..

쓰기 2012.05.14

우연 혹은 인연

간혹, 우연히 지인을 만나게 되는경우가 있다.길를 걷다가, 혹은 전철안에서 또 다른 곳에서 지인을 '찾아'내곤 반갑게 인사하는 즐거움.가벼운 인사를 나누거나, 시간이 된다면 근처 커피숍에서 가볍게 차한잔 마시며 서로의 안부를 묻곤한다.오늘, 거래처를 방문했다 돌아오는길에 서점에 들르기로 했다. 광화문교보를 갈까 타임스퀘어 교보를 갈까 망설이다가 타임스퀘어로 가기로 했다. 그리고 전철을 탈까 버스를 탈까 망설이다 서울역에서 오랜만에 1호선을 타기로 했다. 전철은 퇴근시간이라 거의 만원이었고 나는 사람들속을 비집고 들어가 겨우 서 있었다. 이렇게 한 정거장을 갔을때 남영역에서 문이 열리고 사람들이 타는데, 전 직장동료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우린 반갑게 서로를 마주한다.이런일이 일년에 한번정도 있을까? 기..

쓰기 2012.04.05

2011년 10월 마지막날

사무실에서 잠을 잤다. 몇주 무리를 했더니 피로감이... 언제 잠들었는지 잘 모르겠다. 아마도 새벽녁이겠지, 일어난후 담배를 한모금 피웠는데 참기 힘든 어지러움에 한동안 몸을 움직일수 없었다. 당혹스러웠다. 일을 마저 하고 또 잠들었다. 깨어나고, 또 일하다 막차시간에 맞춰 집으로 향했다. 거리가 젖어 있었다. 비가 왔나보다. 드라마 스페셜 한편을 본다. 한시간동안 행복했다. 수백번은 봤을 비슷한 패턴의 사랑이야기와 해피엔딩을 입가에 미소 가득한체 바라본다. 트위터를 잠깐 본다. 그리고 이렇게 쓴다. 이제 동해바다는 그만 봤으면 한다. 곳곳에 묻어둔 기억들이 저마다 소리치는 그 바다에, 또 다시 기억을 묻을순 없었다. 전혀 상관없던 장소와 지명들이 특별한 의미가 된다는것, 내 기억에 의한다면 그리 즐거운..

쓰기 2011.10.31

2011년 10월 26일

집이거나, 회사이거나 잠드는 시간은 일정하다. 오늘도 회사에서 작업을 하고 있다. 어제 오후6시까지 "요구사항명세서" 작성을 완료하고 메일을 보냈다. 어떻게든 집에 가려고 했지만, 내일 오전까지 "테크니컬디자인" 문서를 완료해야 한다. 오늘 목차와 대략의 아웃라인을 잡아 놓치 않는다면 요원한 일, 할 수 없이 회사에서 작업을 계속하기로 한다. 아웃라인 정하고 6시에 일어나 마져 작업을 마쳐야 한다. 절대적인 시간이 부족한 프로젝트... 이젠 파스칼의 "동기의 망각"을 들먹이지 않아도 될만큼, 나는 어떤 특정한 가치에 억매이지 않는다. 아니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려고 애쓴다고 해야 할 것이다. 그저 살아간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일뿐. 다시는 흔들리고 싶지 않다는 소망. 그러면서도 언제나 깨어있고 싶다는 욕..

쓰기 2011.10.26

욕망

타인과의 만남에 이제 별다른 두려움은 없다.그런데, 나이를 먹을 수록 '인간'에 대한 두려움은 더 커지는것 같다.사회를 짖누르는 엄숙주의를 벗겨내지 못한다면, 우린 분노에 스스로를 태우게 될지도 모른다.그래서 이 사회는 그토록 '술'에 관대한 것인지 모른다. 헌데, 난 이 일탈마저도 참을 수가 없다.내겐 아버지가 물려준 '도덕주의'까지 덧씌워져 있다.결국, 그 분노는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로 먼저 향할 수 밖에 없다.그리고 난 말한다. "아무도 날 사랑하지 않아..." 즐겁게, 가볍게 살고 싶어졌다.프로야구의 승패에 일희일비하고술에 취해 주정도 부리고소리를 지르고 욕도 하고술집에서 여자도 사고, 난 수도사가 되려는걸까? 성인군자를 꿈꾸는가?난 왜! 욕망을 감추고 억압하려고만 하는가. ......그래서 늙..

쓰기 2011.10.18

사랑

목요일부터 작성하기 시작한 인터페이스설계서를 주말을 고스란히 투여하여 겨우 마쳤다. 겨우 완료한 것일뿐 사실 꼼꼼히 검증을 하진 못했다. 시스템의 기초가 되는 설계이기에 고민에 고민을 해야 했는데, 늘상 일정에 쫓기고, 사람들은 나만 바라본다. 그동안 내면에 축척된 경험에 또 기대어야 했다. 그나마 다행인것은 이번엔 XML구조설계를 모델링툴로 정규화 시켰다는것뿐. 완료한 문서를 메일로 보내고 막차를 겨우 타고 집으로 왔다. 한 시간쯤 TV채널을 이리저리 돌리며 멍하게 앉아있다 불을 끄고 자리에 누었다. 이렇게 시간에 쫓기며 일을 하다보면 끝내 갖게 되는 감정은 '우울'이다. 난 대체 무엇을 위해 이리 사는걸까? 라는 질문을 오늘도 해 본다. 무언가에 속고 있는듯한 기분, 사회가 역사가 날 철저히 속이는게..

쓰기 2011.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