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내리지 않는 습한 거리를 돌아오면서 나는 지쳐서 휘청입니다. 내 지침을 받아줄 그대, 어디에도 없고, 돌아봐도 없고, 눈을 감고 느끼려 해도 없고, 없고, 없고, 이렇게 많은 생각과 이렇게 넘치는 마음뿐인 내 사랑. "넌 잘 갔느냐고 전화도 한번 못 하니?" (떠오르네 네 모습. 떠오르네, 떠오르네 습한 거리를 벗어 나 따뜻함이 있는 실내에서, 음악이 흐를지도 모르지...... 만 년필을 잡고 있는 네 흰 손. 네가 편지 쓸 때의 마음의 공간 속으로, 네가 쓴 글자들을 따라 들어가네. 그 공간은 시간이 없네. 널 찾는다. 넌 없어. 보이는 듯하다. 만져질 듯하다. 그 러나 긴 한숨의 몸. 비대한 한숨이 주윌 두리번거리네. 떠오르네 네 모습. 떠오르네, 떠오르네 편질 쓰다가 힐끔 전화기를 건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