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숟갈의 밥, 한 방울의 눈물로
무엇을 채울 것인가,
밥을 눈물에 말아 먹는다 한들.
그대가 아무리 나를 사랑한다 해도
혹은 내가 아무리 그대를 사랑한다 해도
나는 오늘의 닭고기를 씹어야 하고
나는 오늘의 눈물을 삼켜야 한다.
그러므로 이젠 비유로써 말하지 말자
모든 것은 콘크리트처럼 구체적이고
모든 것은 콘크리트 벽이다.
비유가 아니라 주먹이며,
주먹의 바스라짐이 있을 뿐,
이제 이울 수 없는 것을 또한 이루려 하지 말며
헛되고 헛됨을 다 이루었도다고도 말하지 말며
가거라, 사랑인지 사람인지,
사랑한다는 것은 너를 위해 죽는 게 아니다.
사랑한다는 것은 너를 위해
살아,
기다리는 것이다.
다만 무참히 꺽여지기 위하여.
그리하여 어느 날 사랑이여,
내 몸을 분질러다오.
내 팔과 다리를 꺽어
네 꽃병에 꽃아다오
나는 늘 말했다.
"사랑하는 법을 배우지 못하여, 난 사람을 사랑하지 못한"다고, 그래서 사랑한다는 감정이 들었을때, 이 사랑이 진심일까 늘 회의하였다. 그래서 난 스스로에게 묻곤 했다.
"그 사람을 위해 죽을 수 있는가?"
그런 사랑이 있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럼 없었는가? 모르겠다.
내 사랑의 정의가 잘못되었음을 사실 최근들어 깨닳았다.
시인의 말처럼, 사랑은 "너를 위해 살아, 기다리는 것"이다.
왜? 라고 물으면 할 말은 없다.
다만 확실한건 "무참히 꺽여지기 위"해서는 아니라는 것이다.
내가 살아야 내 사랑이 나와 함께 존재하기 때문이라는 인식이랄까?
그렇다면 나는 사랑을 사랑하는 것인지 모른다.
아...
이것도 모르겠다. 아무것도 모르겠다.
설령, 사랑함으로 아무것도 충족시킬 수 없다하여도,
그 사랑의 황홀을 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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