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인간 행위를 조롱하거나 한탄하거나 경멸하기보다는 이해하기 위해서 끊임없는 노력을 경주해 왔다

베네딕트 스피노자,정치논고,167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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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 혹은 인연

아펙트 2012. 4. 5. 22:41


간혹, 우연히 지인을 만나게 되는경우가 있다.

길를 걷다가, 혹은 전철안에서 또 다른 곳에서 지인을 '찾아'내곤 반갑게 인사하는 즐거움.

가벼운 인사를 나누거나, 시간이 된다면 근처 커피숍에서 가볍게 차한잔 마시며 서로의 안부를 묻곤한다.

오늘, 거래처를 방문했다 돌아오는길에 서점에 들르기로 했다. 광화문교보를 갈까 타임스퀘어 교보를 갈까 망설이다가 타임스퀘어로 가기로 했다. 그리고 전철을 탈까 버스를 탈까 망설이다 서울역에서 오랜만에 1호선을 타기로 했다. 전철은 퇴근시간이라 거의 만원이었고 나는 사람들속을 비집고 들어가 겨우 서 있었다. 이렇게 한 정거장을 갔을때 남영역에서 문이 열리고 사람들이 타는데, 전 직장동료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우린 반갑게 서로를 마주한다.

이런일이 일년에 한번정도 있을까? 기억해 보니 가끔은 거리에서 이렇게 우연히 사람을 만나게 되는것 같다. 사람의 인연이란 참으로 알 수 없는것, 이렇듯 가끔씩 이 서울의 거리에서 우연히 만나게 되는 사람이 적지 않은데 내가 꼭 만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만날 수가 없다. 그중엔 평생을 두고 같이 하고 싶은 친구도, 고마운 은인도 또 복수하고 싶은 나쁜 인연도 있는데 어찌된 일인지 이 사람들은 아무리 찾으려해도 찾을 수가 없는 것이다.

내가 그 사람에게 다가 가는 것인지, 아니면 그 사람들이 내게 다가 오는것인지 알 수 없다. 어쩌면 헤세의 말대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는지 모른다. 나는 꽃씨처럼 공중에 떠오르는 것일뿐 내가 어느 곳을 떠돌아 다니다 어느 곳에 다다르게 되는지 그것은 전적으로 바람이 하는 일인지 모른다. 이 얄굳은 바람은 저 맘대로 불고 또 멈춰서 나를 내가 원치 않는 곳으로 인도하곤 한다.

나는 저 땅에 뿌리 내리길 간절히 바랬는데, 바람은 나를 아직도 하늘을 떠돌게 하기만 한다. 바랄 수록 더 먼곳으로 다가가려 할 수록 더 높이, 내가 저 곳에 이르기 위해선 무엇을 해야 할까. 나는 아직 그 방법을 알지 못한다. 그리고 또 그 누구도 그 방법을 안다고 들은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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