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에서 누군가가 정끝별 시인의 시를 적은걸 봤다.
굉장히 신선했었고, 언젠가 기회가 되면 그의 시집을 읽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생각했던 것과는 다르게 그는 이대 교수이며, 일찍 등단한 문단의 엘리트(?) 같은 느낌이었다.
미팅차 들린 SKT페럼타워 14층에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다 창밖을 보고서야, 이곳이 예전에 내가 자주 드나들던 쁘랭땅백화점 인근이라는 사실을 인식했다. 명동근처에서 차를 마시며, 현재와 미래에 대한 조금은 우울한 대화를 나눴다.
집으로 오는 버스 안에서 <와락>을 반쯤 읽었다.
시어들이 낯섧었다. 잘 읽히지 않았고, 뭔가 어색했다.
단어들만 어지럽게 머리속을 떠돌고 있었다. 내가 상상하던 그 사람이 아님에 당혹 스러웠다. 이 낯선 문장들은 뭔가?
할 수 없이 해설을 읽어야 했다.
'부사' 이것이 였다.
시집의 제목으로 삼은 '와락'이라는 단어, "나는 그를 와락 껴안았다".
나, 그, 껴안다 란 것들고 구성된 문장에서 그것들의 보조자로 존재하는 부사를 전면에 내세움으로 해서, 와락 이라는 한정부사가 주체와 행위를 거느리는 주된 존재가 되는것.
시집속엔 그래서 부사들이 유독 강조되는 문장들이 많다.
어렵다.
'시'가 그들 속에 갇혀있는듯한 느낌.
그는 이렇게 부사를 앞세우면서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 것일까?.
전면에 드러나는 어머니의 이미지, 여성성 모두 불편했다.
감정이 잘 드러나지 않치만, 그 이미지는 강렬했다.
이 사람에 대한 '호의'는 일단 보류하기로 했다.
그러고 보니 내가 부사를 "엄청" 많이 쓰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