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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아펙트 2011. 9. 26. 14:24

목요일부터 작성하기 시작한 인터페이스설계서를 주말을 고스란히 투여하여 겨우 마쳤다. 겨우 완료한 것일뿐 사실 꼼꼼히 검증을 하진 못했다. 시스템의 기초가 되는 설계이기에 고민에 고민을 해야 했는데, 늘상 일정에 쫓기고, 사람들은 나만 바라본다. 그동안 내면에 축척된 경험에 또 기대어야 했다. 그나마 다행인것은 이번엔 XML구조설계를 모델링툴로 정규화 시켰다는것뿐.


완료한 문서를 메일로 보내고 막차를 겨우 타고 집으로 왔다. 한 시간쯤 TV채널을 이리저리 돌리며 멍하게 앉아있다 불을 끄고 자리에 누었다. 이렇게 시간에 쫓기며 일을 하다보면 끝내 갖게 되는 감정은 '우울'이다. 

난 대체 무엇을 위해 이리 사는걸까? 라는 질문을 오늘도 해 본다.


무언가에 속고 있는듯한 기분, 사회가 역사가 날 철저히 속이는게 아닐까 하는 그런 불길함.

인간의 도는 끊임없이 마음을 닦는것이란 중용의 말이 떠오른다. 죽는 그 순간까지 공부해야 한다는 그말.

육체도 여기저기 아프다. 팔도 다리도 머리도 심장도 힘이 든다고 아우성이다. 참고 견딜 수는 있다. 그냥 습관인양 스스로를 다독이며 또 한철을 너끈히 지낼 수 있다.


힘들고 지칠때, 내가 쉴곳이 없다는 이 엄연한 사실앞에 난 인간의 삶을 형벌이라고 정의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견뎌낼 힘을 얻는것이다. 절망에 기대어 살아 간다.


사랑만이 나를 구원해 주리라 여전히 믿고 있지만, 누구의 말처럼 그 사실이 어떤 타당한 이유 때문에 믿게 되는 것이 아닌, 이미 굳게 믿고 있기에 그 이유를 끝내 찾게 되는 것,인지 모른다. 더 더욱 오늘처럼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 부질없는 짓이고, 환상은 곳 깨어지고 말것이라는 회의가 강했던 날이니 말이다.


단 한사람 만이라도, 나를 온전히 사랑해 준다면, 그 기억만으로도 한 생을 견딜 수 있을 것 같은데, 아마 그래서 사람들은 손쉬운 신앙을 갔는지도 모른다. 믿으면 그 이유를 찾게 될테니 말이다. 헌데, 왜! 사랑은 그리 믿어도 그 이유를 끝내 찾지 못하는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