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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짐

아펙트 2011. 5. 10. 19:36
오랫동안 지켜온 평온이
어느날 아침, 햇살에 무너져 버렸다.
이 평안을 얻기 위해 얼마나 많은 날들을 지새웠는지
기억하고 잴 틈도 없이, 단 한순간의 버팀도 없이.

전조는 조금씩 곁에 있어왔다.
방심 했던 탓일까?
난, 내 뿌리가 온전히 대지의 틈새로 내렸고,
어떤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 자신했다.
그럴만도 했다. 내 삶은 충분히 그럴만 하다고 생각했다.

거울을 본다.
낯섦을 느낀다.
내 직장, 내 가족 무엇보다 내가 낯설다.

그래도 다행인것은
이렇게 비틀대면서도 넘어지지 않을만큼
세상에 익숙하다는 사실.

지듯지듯하던 청춘은 갔고,
소망하던 마흔이 훌쩍 넘었다.
나는 더이상 내일이 굼금치 않은 그런 사람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