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시간을 넘게 비행기을 타고 온,
여기는 라스베가스다. 같이 온 동료는 아직 돈을 못 잃어 카지노에 있다.
난, 짧고 굵게 200불을 잃었다.
하늘에서 내려다본 라스베가스는 심시티의 모습 그대로 였다.
아마도 시드마이어가 월 라이트가 이 곳을 보고 심시티를 기획한것이 아니었을까 생각이 들정도였다.
MGM그랜드호텔 20층에서 한참을 바라본다.
영화에서 봤던 수 많은 간판들이 눈앞에 있건만,
난 아직 이곳이 태평양건너 미국인지 실감하지 못한다.
다만, 주위에 온통 양코배기들 천지라는것.
부러운건 하나있다.
본조비,반헬런 공연이 바로 이곳에서 열린다는것, 평생 보고 싶었던, 그 공연들이 바로 내 발아래에서 열린다는 사실이 놀라울 따름이다. 미국의 노동자들은 느리다.
인상깊은 흑인노인이 있었다.
랜터카 노동자였는데, 그가 준 네비엔 한글이 없었다. 그가 보여줬다.
네비를 받아든 나는 설정에 들어가 봤다. 설정의 랭귀지부분엔, 음성,텍스트 2가지를 설정하게 되어 있었다. 나는 당연히 텍스트부분으로 들어갔다. 거기엔 당연히 한글이 있었다. 난 그에게 한글설정이 있다고 말했다. 차를 받으러 올라가서 기다리고 있을때, 노인이 올라와서 내게 물었다. 어떻게 "코리안랭귀지"를 설정하는 것인지 묻는 것이다.
그들은 고객을 그냥 친구처럼 대하는듯 했다. 너와 나 우리는 같은 노동자일뿐 고객을 모셔야 하는 하인이 아니라는 그런 인식일까? 뭐 직업의 귀천이나 이런것 말이다. 우린 서비스노동자들을 얼마나 하챤게 여기고 있는가.
새벽3시 라스베가스는 여전히 빛나고 있다.
아침의 라스베가스는 어떤 모습일까?
우리에 유흥가처럼 그런 모습일까?
아니면 낮과 밤에 라스베가스는 전혀 다른 도시처럼 변해 있을까.
이밤이 지나고 나면 알게 될것이다.